[목요논단]시작부터
입력날짜 : 2010. 03.04. 00:00:00
이즈음 제주사회는 물론이고 전국이 6월 2일에 있을 지방선거로 연일 시정이 뜨겁다. 지난주 바로 이 목요논단을 통하여 김동윤 교수가 '당신은 무얼 어떻게 할 겁니까?'란 제목으로 유권자는 출마자를 향해 공약을 따지고, 임기동안 행할 구체적인 플랜이 무엇인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했으니, 그 대목에 호응하여 이야기를 보태볼까 한다.
한 논객이 '정치를 하려는 자는 미리 비전을 구체화하고 리더십을 구현하는 데 전략을 구사할 싱크탱크를 필히 가져야 한다' 고 사이버 지면을 통하여 단호하게 주문하고 있는 것을 봤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의 주의주장이 일맥상통하므로 같은 맥락에서 우선 제주도지사 후보 출마자들 각자에게 같은 질문을 하는 바이다.
1. 당신은 제주도에 대한 비전을 구체화하였습니까? 그 비전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설명하십시오. 2. 당신은 리더십을 구현하기 위한 싱크탱크를 구성하고 있습니까? 그들이 당신의 제주도지사 출마와 관련한 향후 행보에 대하여 짠 전략은 무엇입니까? 왜 그런 전략을 그들이 짜게 되었는지 배경을 설명하십시오.
나의 이토록 단순한 질문을 하게 된 배경이 있다. 요새 날마다 제주도지사 후보 출마를 선언하는 이 대다수가, 구체적인 정책근거를 제시하기 보다는 하나같이 뜬 구름 잡는 식의 에둘린 정리되지 않은 이념과 제주도지사는 자신이라야만 한다는 소위 일인지상주의(一人至上主義)식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가 모여 사회를 이루되 개인의 삶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공공선을 우선 시 하는 것이 현대사회의 특징이다. 다만 보다 나은 삶을 다 같이 누리기 위해서는 누가 나서서 맞춤옷처럼 그 사회에 가장 알맞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바람직함으로, '그 적임자'를 찾아내어 대표성을 부여하는 것이 각 분야에서 리더를 선출하는 방식의 하나가 선거이다. 그런데도 많은 정치인이, 정계가, 마치 개인의 혹은 정당의 찬란한 경력 쌓기의 일환처럼, 명예와 부와 권력을 움켜쥐는 수단으로 선출직 지위를 인식하는 것 같다. 그럼으로 일단 선거 전초전부터 구정물을 튕겨서 더럽게 되더라도 '제압하고 튀어보이자'는 전략 아닌 정략을 구사하기 여반장이다. 때문에 후보 출마 선언이 경쟁자들에 대한 비방과 제가 잘난 사람이라는 선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리더는 적어도 그 지역의 미래 1백 년 쯤은 거뜬히 견인할 비전을 제시함과 아울러 이를 구체화시킬 능력과 '가슴은 뜨겁되 머리는 냉철한' 인재들의 검증된 실력을 공개적으로 빌어 쓸 줄 아는 지혜가 남다르며 겸양지덕을 갖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있어야 한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혼자 하는 일은 그 한계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후보 출마 선언이 선명하되 뚜렷하고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이면서도 일반시민이 가장 바라는 바를 담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다. 그랬을 때 유권자인 일반시민은 그가 자리를 탐내어 말 고삐를 틀어쥔 모리배가 아니라 후보 출마자인 그를 포함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하여 헌신할 리더라는 확신을 가지고 투표에 임하게 될 것이다.
스코트랜드 출신으로 작가이며 히말라야 탐험가인 머레이(W. H Murray)가 일찍이 한 말이 있다. "모든 시작과 창조 활동에는 한 가지 진실이 있다. 진정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완전히 헌신했을 때 하늘도 움직인다. 헌신에는 신의 섭리가 빚어내는 결실이 따른다."
예컨대 차기 제주도지사가 온전히 헌신해야만 하늘이 도와 해결될 제주도의 첫 번 째 문제가 무엇인지 아는 자, 그 해결 방법을 아는 자가 바로 오는 선거에서 선출될 것이다. 공공선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리더십을 보여주되 대의를 위한 헌신을 할 자에게 제주도지사 자리는 따 논 당상이지 않겠는가!
<한림화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