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cbs칼럼09707
문득 떠오른 단상, 삶의 의미
한 림 화<작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 답은 아마도 지구상에 퍼져있는 인류의 수만큼 다양할 거고 제각각일 겁니다.
닉이라는 26세의 호주출신 청년은 태어날 때부터 팔 다리는 없고 몸통뿐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스스로 ‘닭발’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저 형체만 발 비슷한 작은 것이 왼쪽 엉덩이 밑에 달려있어 그나마 그 발로 몸통을 지탱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도 자신의 육신이 저주스러워 어린 나이에 목숨을 버리려고도 했답니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그런 몸으로 존재해야만 하는 의미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신이 왜 나를 이렇게 만드셨는지 이제야 알겠다.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이다.”
자신의 존재 의미, 나아가 삶의 의미를 깨닫고 나서 그는 그 ‘닭발’로 일반사람처럼 모든 것을 하며 자신의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재무관리 및 부동산학 학위을 취득했고, 미국으로 이주하고 나서 틈틈이 전 세계를 돌며 희망을 전하는 동기부여 전문강사로도 활동 중이랍니다.
우리, 제주도민은 어쩌다가 애초에 이 섬주민이 되었을까요?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땅은 척박하고, 일기는 불순한데다 고립무원인 섬 제주. 인류문명사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섬사람들은 여러 가지로 불리하기 짝 없는 섬 생활에 결코 비관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화산박토에 불과한 이 섬을 일궈 오늘날 기어이 낙원을 건설해낸 대단한 인류입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삶은 사실 다 똑같습니다. ‘태어나서 죽는다’ 는 시작과 끝도 마찬가집니다. 다만 주어진 삶을 적극적으로 사느냐 아니면 소극적으로 사느냐에 따라 그 생활이 다르게 나타날 뿐입니다.
그 뻔한 명제 앞에서 사람은 천지창조 이래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어떤 이는 넉넉한 가운데 맘껏 뜻을 펼치며 살고, 어떤 이는 가진 게 없어도 소신껏 분수를 지키며 살고, 또 어떤 이는 있고 없음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 가운데서 가장 빼어난 자가 되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다만, “내가 한 사람에게라도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 내 인생에서의 역할은 그 걸로 충분하다.”라고 닉이 말했듯이, 자신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 그게 존재의 의미이며 삶의 역할이 아닐까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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