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라칼럼070530

칼럼

by 한라산한란 2007. 12. 20. 21:18

본문

서귀포시는 지금

 

2007년 올해는 '제주민속문화의 해'이다. 그런 연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거의 날마다 제주문화를 중흥시킬 목적 아래 이론을 다지는 세미나에서부터 현장을 펼쳐놓는 축제에 이르기까지 여느 때보다 다양한 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여기저기서 진행 중이다.

 이 참에 제주 문화의 생산과 향유에 대해 총체적으로 목록화 하기 위해 전문성을 확보, 치밀한 점검도 겸해 나가고 있다고 바람결에 얼핏 들었다. 그 과정은 물론 반드시 필요하다.

 문화는 우리가 살아가며 남기는 족적이어서 터주인 주민들 스스로 신명나게 놀 때 놀고 일 할 때 일 하면 꽃은 활짝 피어나고 그 열매는 튼실해지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지난 주말 서귀포시 중정로 일대에서 펼쳐진 '樂·올래·PLAY'란 타이틀을 내걸고 펼쳐진 거리축제는 시작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어도 현장의 시민과 관광객들의 반응을 보면 어느 새 제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돼 다 아는 사실이지만 서귀포시가 한꺼번에 서너 마리의 토끼를 잡아보자고 펼쳐놓은 마당이다.

 여러 가지 악재들이 겹쳐 어깨가 축 쳐진 시민을 무엇보다 우선해 위로하고, 도무지 되살아날 기미가 영 보이지 않는 침체된 지역경제도 다소 활성화하기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의 기를 살려 르네상스가 도래할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함께 즐기고 참여할 보너스를 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하였다.

 정말 절묘한 시기에 마당에 멍석을 깔았다고 본다.

 우리가 그토록 부러워마지 않는 문화관광대국인 프랑스가 21세기에 들어서도 기득권이 확보되고 있는 이면에는 지방정부가 꾸준히 받쳐준 덕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1970년대에 프랑스 문화상을 지낸 작가 앙드레 말로에 의해 제안된 소위 '앙드레 말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근간으로 지역마다 그 지역성을 강조하는 구체적인 현장 지원이 오늘날까지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지금 서귀포시가 펼치는 것과 거의 유사한 '오리악 거리축제'다. 오리악은 파리에서 30여km 떨어진 산골에 자리 잡은 작은 도시이다. 오리악 축제는 더위도 조금 수그러들고 피서도 막바지에 다다라 거의 다 집으로 돌아오는 8월 네 번째 주말을 낀 나흘간 도시 전체에서 펼쳐진다. 지역출신 예술가에 의해 제안된 이 축제는 1986년 창설된 이후 해마다 하루 12시간이 넘게 온갖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오리악 거리축제는 순전히 그 지역 시민들의 축제이다.

 맨 처음 축제 타이틀이 파열(Eclat)이었다. 그 주제에 걸맞게 시민들은 다 집 밖으로 뛰쳐나와 한 데 어울려 거리 어디에서든 예술인들이 벌이는 판을 즐겼다. 이 오리악 축제의 성공요인을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시민들이 축제를 만들어 즐긴다는 점이고 시 당국은 이 축제가 잘 진행되도록 뒷받침을 꾸준히 한다는 점이다. 그러자 관광객이 저절로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리악 시장과 공무원들이 이제는 느긋하게 군중 속에 섞여 즐기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부디 서귀포시의 '樂·올래·PLAY' 축제도 그러기를 바란다.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라칼럼060608  (0) 2007.12.20
한라칼럼061026  (0) 2007.12.20
한라칼럼070409  (0) 2007.12.20
한라칼럼070830  (0) 2007.12.20
한라칼럼071210  (0) 2007.12.2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