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제주도의 미래비전에 대한 사유
입력날짜 : 2007. 08.30. 00:00:00
제주특별자치도민인 우리가, 너무 길게 앞을 내다볼 필요도 없이 금세기인 21세기 말까지 무엇을 어떻게 구하여 먹고 살아 갈 것인가? 이에 대하여 우리는 진지하게 검토하고 계획을 세웠는가? 추진 여부는 어떠한가? 모든 계획의 가장 기초이며 추진체인 인적자원의 확보와 배분 등 기본적인 계획상의 지수들이 꼼꼼하게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되고 있는가?
며칠 전 일부 언론의 지면을 통하여 이와 관련된 새로운 소식을 단편적으로나마 듣게 되었다. 제주도와 제주발전연구원이 제주의 발전 계획의 틀을 새롭게 짠다는 것이었다. 즉 성장과 분배 두 축에 초점을 맞춘 '新제주비전 2020'을 수립한다는 것이 그 주 내용이었다. 예컨데, 예전에 제시된 제주비전들은 '백화점식 계획'이어서 '한 세대를 내다보는 거시적이고도 종합적인 미래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계획을 수립하자는 근본 원인이라고 한다. 정말로 두 팔 들어 환영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 제주도민이 어떻게 삶을 경영해나갈 것인지가 담보되는 미래비전 제시는 그 무엇보다 우선하여 선행되어야 하는 정책이다.
다만, 앞으로 한 세대를 바라보고 계획을 수립함은 그 실행기간이 너무나 짧다는 생각이다. 이 21세기는 시작부터 초 단위로 인류의 삶이 바뀌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인류의 고령사회 도래로 인하여 실질적인 세대 간의 차이는 느리게 진행되는 반면, 세대와 세대 간의 격차는 예전 삼십년이 아니라 거의 오십년까지 그 간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다 신구세대의 생활방식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예전의 구세대, 신세대라고 구분 짓던 분류방식자체가 적용되기 어려울 정도로 신세대는 곧바로 신인류의 출현으로 간주될 정도로 획기적인 차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럼으로 '新제주비전 2020' 수립 시, 크게 밑그림을 그리되 시대적 변화에 즉각 대처하고 세대의 진화를 앞에서 견인할만한 원대한 계획이 수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재용교수 같은 미래학자는, 얼마 전 언론을 통하여, 기업경영을 위한 '살아있는 비전'의 원칙을 지적하였는데, '비전은 나침반과 같은 것이다' 라고 하였다. 이를 제주미래 비전을 그리는 데도 참고할 만하지 않을까. 효과적인 비전은 미래에 대한 꿈을 담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우 도전적이어야 할 필요가 요구됨을 모르지 않을 터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조건이 면밀하게 검토되어 충분히 효과를 얻어낼 비전이 제시된다면, 이를 실행에 옮기는 구성원들의 도전의식을 일깨우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사람은 미래가 긍정적으로 의식될 때에는 애벌레가 그 힘든 우화를 거침없이 시도하여 화려한 날개를 달듯이 스스로 혁신하기를 주저하지 않아왔던 과거의 인류역사만 봐도 이를 증명한다.
그러니까 앞서서 견인하는 원동력으로서의 비전 제시는 정책당국과 도민이 소위 시공을 초월하여 윈-윈 할 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비전자체가 현실에서 실행할 때의 시의성, 공정성, 타당성, 적정성을 염두에 두고 그려져야 할 것이다. 우선 이에 대한 선도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를테면, 제주도 각처에 산재한 문화예술 관련 행정인프라 및 인적자원, 비전을 효율적으로 아우르고 반영할 보다 진일보한 가칭 '제주문화예술청'을 설립하는 것도 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