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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라산의 노을' 개정판이 나왔다. 기사를 써준 언론사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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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라산한란 2016. 3. 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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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25년만에 개정판으로 얼굴을 내민 내 소설 '한라산의 노을'표지이다.

 

 

[한라일보 2016.3.30]
4·3을 정면으로 응시했던 그 소설, 다시 돌아왔다
1991년 나왔던 한림화 장편 '한라산의 노을'
4·3 제68주기 맞아 제주 장천출판사 재출간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6. 03.30. 00:00:00

누군가는 찬란한 제주의 풍광을 말하기 전에 '제주4·3'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4·3을 모르고는 제주도를 안다고도, 사랑한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던 한림화의 소설 '한라산의 노을'이 25년만에 재출간됐다. 

 제주4·3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국내 첫 장편소설 '한라산의 노을'을 재출간한 곳은 제주토박이 출판사인 도서출판 장천(대표 권영옥)이다. 1991년 한길사가 총 3권으로 나뉘어 발간했던 전작을 이번에는 한권으로 묶어냈다. 다시 재출간된 '한라산의 노을'에 대해 한림화 작가는 "내가 이 책을 집필했던 당시는 4·3을 소설로 쓰기 어려운 시기였다. 그래서 제주 사회에서 천덕꾸러기로 비춰지기도 했다. 모든 것은 정해진 때가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당시 작가가 4·3의 전말을 밝히고 싶다는 사명을 가지고 썼던 작품으로,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의 신화, 해녀, 전통공예 등을 현장에서 연구해온 저자 한림화가 10여년에 걸친 취재와 자료조사를 거쳐 써내려간 4·3소설이다. '한라산의 노을'은 1947년 관덕정 광장에서 벌어진 3.1운동기념식 시위부터 1949년 6월 인민무장대 총사령관인 이덕구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4·3 역사를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로 촘촘히 엮어내고 있다.  

 권영옥 대표는 "과거에 비하면 비교적 자유롭게 4·3을 말할 수 있는 지금에 이르러서 4·3은 과연 어떤 현실에 처해있는가. 우리는 4·3을 묻는 후손들에게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가. 우리는 그 비극의 역사에서 몇 발짝 더 나아갔는가. 이것이 바로 지금, 이 소설을 다시 출간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야기는 4·3의 주요얼개를 따라가면서 무장대의 아지트, 중산간마을, 해안마을을 숨가쁘게 오가고 수많은 제주의 민초들을 등장시킨다. 취재를 통한 개인의 기억과 자료 속의 사건들을 씨실과 날실로 삼아 촘촘히 엮어낸다. 파편의 역사는 이렇게 뼈와 살을 맞춰가며 점점 더 큰 소용돌이로 몰아치기 시작한다.

 소박한 꿈을 꾸던 제주도는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레드 아일랜드'로 불리기 시작하고, 제주사람들은 '빨갱이'로 몰려버린다. 인민군무장대와 9연대간의 평화회담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방해공작으로 인해 결렬돼버리고, 상황은 점점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빠져들고 만다. 도서출판 장천.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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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투데이]

2016.3.29.

변상희기자

 

4.3을 알고 싶다면 바로 이 책 '한라산의 노을'도서출판 장천, 2016년 양장본으로 재출간

1991년 한길사에서 전 3권으로 출간됐던, 4.3을 다룬 최초의 장편소설 '한라산의 노을'이 재출간 됐다.

제주 토박이 출판사인 도서출판 장천이 새롭게 펴낸 '한라산의 노을'은 양장본 한권으로 꾸며졌다.

도서출판 장천은 "지금에 이르러서 4.3은 과연 어떤 현실에 처해있는지. 4.3을 묻는 후손들에게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지, 비극의 역사에서 몇 발짝 더 나아갔는지"를 '한라산의 노을' 재출간의 의미로 전했다.

'한라산의 노을'은 제주에서 신화와 해녀, 전통 공예 등을 현장에서 연구해온 저자 한림화가 10여년에 걸친 취재와 자료조사를 거쳐 써내려간 4.3 소설이다.

이 책은 1947년 관덕정 광장에서 벌어진 3.1운동기념식 시위부터, 1949년 6월 인민무장대 총사령관인 이덕구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4.3의 역사를 많은 사람과 사건들로 촘촘히 채워졌다.

도서출판 장천은 "제주4·3은 그 전모를 파악하기에는 말할 수 없이 복잡하고 미궁에 빠지게 하는 사건이다. 지금도 4·3은 우리 근, 현대사의 비극이라고만 알고 있을 뿐, 사건의 전개와 당시의 상황을 총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4.3을 알고 싶은 사람들,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책이 바로 소설 『한라산의 노을』이다."라고 책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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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2016.3.29.

 

제주4.3에 천착한 문학, 다시 빛을 보다

 

김영모기자

한림화 작가 「한라산의…」 개정판

장천출판사 양장본 1권으로 출간

 

제주4·3을 반란과 폭동으로 보던 1980년대, 오로지 진실규명에 매달리며 발간된 소설이 어둠속 4·3에 불을 밝혔다.

바로 성산읍 온평리 출신 한림화 작가의 「한라산의 노을」이다.

책은 1947년 관덕정 광장에서 벌어진 3·1운동기념식 시위부터 1949년 무장대 총사령관인 이덕구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4·3역사를 다룬 것으로 저자의 10여년 자료수집과 현장답사가 동반됐다.

책에는 4·3으로 희생된 수많은 민초가 등장한다. 그저 해녀로, 테우리로, 아내로, 부모로 살았던 사람 등 무고한 희생자의 심정을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저자의 펜을 움직였다.

절판이 돼버린 책은 지역 장천출판사(대표 권영옥)의 도움으로 개정판이 나오면서 4·3에 대한 도민사회의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모두 3권이었던 책은 양장본 1권으로 압축됐고 미래세대에게 68년전 섬에서 일어난 비극의 전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권영옥 대표는 "한 작가가 출간한 책이 4·3진실규명을 위한 사명감에서 비롯됐다면 이번 개정판은 그 의지를 잇기 위한 지역출판사의 사명감"이라며 "복잡하고 어려운 4·3 역사를 소설로 쉽게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만5000원.

김영모 기자 kym@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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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6.4.7]

 

한라산의 노을

한림화 지음/장천·2만5000원

 

올해는 가장 작은 도(道) 주민 10분의 1을 한꺼번에 잃은 지 68년 되는 해다. 그 일에서 규명된 진상도 얼마 없이 지내온 지 68년째. 제주 4·3사건 68주기에 맞춰 최초의 4·3 장편소설 <한라산의 노을> 개정판이 나왔다. 1991년 한길사에서 처음 출간됐다가 절판된 것을 제주 토종 출판사인 장천에서 펴냈다.

지은이 한림화는 10여년간 4·3을 취재하고 조사해 이 소설을 썼다. 해방 뒤 일제의 퇴장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미군정이 들어서고, 제주엔 서북청년회와 육지경찰이 들이닥쳤다. 47년 3월1일, 제주 사람들은 독립을 기념함과 더불어 완전독립을 요구하며 시위했다. 3·1절 기념식이 끝나고부터다. 제주도가 ‘빨갱이 사냥터’로 변한 건. “섬 어디에나 모래밭이 있는 곳이면 여지없이 그곳은 집단처형장으로 변해버렸다.” 3만명이 살육당했다. “400여평은 됨직한 탄약고 터 두 개의 웅덩이에 사람 시체가 ‘멜젖’(제주 전통 멸치젓) 담듯이 그득 들었고 맨 위에는 큰 돌덩이들로 눌러졌”다. 희생자들은 해녀였고 테우리(목동)였고 낮엔 산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마을로 돌아와 생활을 챙긴 평범한 양민이었다. “풀잎 같은 인생도 짓밟히지 않고 한생을 누릴 세상만 바랄 뿐” “사상이고 이념이고 없었다.” 인민군무장대와 국방경비대 9연대 간 평화회담의 영문 모를 결렬과 49년 인민군무장대 총사령관 이덕구의 죽음까지가 책에 담겼다.

지은이는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 신화, 해녀, 전통공예 등을 연구해왔다. 토박이의 발, 거주민의 눈으로 쓰인 제주의 자연과 풍습은 여행자와 거류민의 감상 이상이다. 700쪽의 이 뜨거운 역사소설이 알맞게 식은 음식처럼 잘 넘어가는 건, 역사가 연주하는 주선율에 문화의 반주가 충실한 까닭도 있다.

4·3을 공개적, 공식적으로 추념한 지 2년밖에 안 됐다. 한국에서 가장 큰, 가장 사랑받는 도(島)는 4월에 가장 아프다. 그 아픔을 제대로 소리내기 시작해야 한다. 돌아온 <한라산의 노을>이 선창을 했다.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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