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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목요논단]아트시티와 백만 관광객을 위한 제언

칼럼

by 한라산한란 2011. 3. 3.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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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논단]아트시티와 백만 관광객을 위한 제언


입력날짜 : 2011. 03.03. 00:00:00

그 소문이 제주섬에 퍼지자 누구는 허황되다고 하고, 누구는 비전이 있다고 하고, 누구는 흥미롭다고 하고, 누구는 신뢰할 수 없다고 하고, 누구는 두고 보면 알게 될 일이라고 다들 백가쟁명(百家爭鳴)에 난상토의(爛商討議)가 활발하다.

자본금이 5억 원 정도인 '인터랜드'라는 회사에서 무려 1조6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거금을 투자하여 '아트시티'를 만든다는 구상에 '제주특별자치도는 토지를 임대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언론에 보도된 것을 두고 도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나 관심은 지대하다고 해야 할까 말 끝에 메아리가 진다.

정말로 가능할까? 정상적인 산술적 계산으로는 도무지 그 값이 온전히 구해지지 않은 자본금과 투자금액 사이의 간극을 메울 실체는 있는 것일까?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경우에 따라서는 마법처럼 혹은 기적처럼 가능하게 되는 예가 숱하게 있으니 늘 하던 습관대로 긍정의 힘에 기대어 볼 밖에. "안되면 말고"라는 만고불변의 해결책도 있으니 제삼자인 주제에 그만 덮기로 하자.

그보다 정작 따져 바람직한 논의의 대상은 다른 데 있다.

지난 2월28일에 폐막된 '내나라 여행 박람회'에서 제주도는 우수상을 받았다고 한다. 하긴 단기간 내도 관광객 100만 명을 초과했으니 그쯤 상은 이미 따 논 당상이 아니었나 싶다가도 자연경관을 눈요기 하는 것 말고는 마뜩이 즐길거리도 변변찮은데 참 많이도 구경와준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이제는 내도 관광객 숫자에 걸맞게 지역경제도 부흥할 고수익이 창출될만한 인프라를 다방면으로 갖추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에 닿으면 아트시티 건설인들 마다할 바는 아니다. 다만 그 아트시티에 채워 넣을 예술품이 어떤 것들인지, 미래형이면서 지속가능한 작품교체로 언제든지 어떤 대상이든지 수용할만한 여지가 있는지 등을 사업기획 초기의 타당성 검토에서 최우선으로 점검되어야 한다.

뭐, 영화 한 편으로 감당하기는 2조원에 가까운 거액이 터무니없다는 건 어린 아이도 알 것이기에 다른 것들도 고려대상이 아닐까 짐작한 나머지 거론하는 바다.

그 인프라는 지속적으로 제주섬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방문객의 기호도를 고려한 차별화된 전략 구사는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해야할 사업 구상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아트시티 건설을 전제하고서도 그게 될 때까지 내도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불러 모을 즐거운 특단의 프로그래밍이 매우 급하고도 절실하다.

우선은 지금 당장 세계 관광시장의 최다 고객군으로 부상한 중국 관광객을 위시하여 세계의 화교 방문객 맞이로 제주도도 이미 전용식당 마련에 돌입하였으니 그에 보조를 맞추어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도 무대에 올릴 만 하다는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기왕 하는 김에 정기공연 작품으로 일본관광객을 겨냥하여 '나비부인'도 올리자.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이 900석 규모이니 제주방문외국관광객 대상으로 이만한 고부가가치 공연시장도 다시 없다.

귓등 너머로 들은 풍월이다. 오페라와 같은 공연물은 의류산업, 장신구 산업은 물론이고 미용 등 관련 산업에다 목수에서부터 작가까지 각 예술분야 인력과 산업이 동시에 동원되니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크다고 한다. 오페라 극장을 둔 도시들마다 문화예술산업이 발달하여 그 분야의 전문인력에 지속적인 일자리제공은 물론이고 지역경제도 튼실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문화관광을 부흥시킬 의지가 있다면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으로 차근차근 행보를 할 일이다. '아트시티' 구상과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작은 것을 크게 활용해 보이는 능력과 성실성을 보여주기도 해야 한다.

<한 림 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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