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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칼럼]가장 작은자를 위한 배려

칼럼

by 한라산한란 2009. 9. 2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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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칼럼09915

가장 작은자를 위한 배려

한림화

요즘처럼 ‘서민(庶民)’이 국가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적이 없다고들 합니다. 계급사회에서 ‘일반 백성’이란 의미의 서민은 인류가 사회를 이루어 살아오는 과정에서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형성되어온 계층 간의 낮은 계급을 일컫는 명칭입니다. 그럼으로 계급사회가 아닌 민주국가에서는 일반 국민을 두고 바람직하게 사용할만한 명칭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국가적인 차원의 배려가 필요한 국민을 지칭한다는 걸 모르지 않은 이상 딱히 그 본래 말뜻 만 가지고 시시비비하는 것도 모양새가 빠지니 이만 접을까 합니다. 옛말에,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 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서민계층의 생활을 일정수준까지 끌어올려 지속시키는 건 국가의 정책만으로는 어렵다는 뜻일 겁니다. 서민당사자의 자발적인 노력과 복지경제정책과 이웃의 격려와 배려를 더했을 때는 그 양상이 매우 긍정적으로 변하니, 국가와 국민 간에 결속력이 있어야만 성취될 수 있다는 논리겠지요. 그러니 서민에 대한 배려는 국가 복지를 유지하는 큰 힘으로 위력을 발휘한다고 봅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서민의 생활 척도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지역의 재래시장이라고들 합니다. 예를 들어, 재래시장의 상인이, ‘요즘 같으면 장사할 만하다’라고 말한다면 그 지역의 경제활동이 서민계층에까지 골고루 활성화되는 증거로 봐도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가 재래시장의 빈 점포 등을 활용하여 자영업을 하려할 때는 청년실업해소대책의 일환으로 운영자금까지 지원하고 나선 겁니다. 물론 이 경우는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고 청년실업자도 구제하는 이중 목적을 달성하니 더욱 훌륭합니다. 우리 지역의 오래된 재래시장인 동문시장을 며칠에 한 번씩 둘러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은 상인들이 알아보고 인사도 나눕니다. 그 중에는 노점을 열고 있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노점은 볼 때마다 위치가 변합니다. 원래 그 시장에서 시어머니 때부터 4십여 년 이상 장사를 해왔는데, 재계발 과정에서 배정받은 점포의 위치가 가장 후미진 곳이어서 어쩔 수 없이 노점상이 된 분입니다. 그 뿐이 아니라 동종 상인들이 시청에 불법영업을 한다고 자꾸 투서를 함으로 그렇게 이 자리 저 자리, 눈치봐가면서 떠돌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답니다. 서로 격려하고 자리를 나누어도 모자랄 판에 참 모진 이웃입니다. 예로부터 제주섬에서는 고자질을 일삼는 사람을 ‘추격쟁이’라고 하여 경멸합니다. ‘가장 작은자에게 선을 행한 자 복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더불어 살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보다 서민을 위한 더 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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