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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칼럼]제주도가 지켜야 할 것들 3. 삼무 정신

칼럼

by 한라산한란 2009. 5. 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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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칼럼090527

제주도가 지켜야 할 것들 3. 삼무정신

 

한 림 화<작가>

 

누구나 제주도를 아는 이라면 다 아는 그대로, 예로부터 도민사회가 하나의 가족처럼 살아온 생활공동체였습니다. 친인척이 아니더라도 안면을 트면 삼촌 이내의 호칭으로 서로를 부를 정도로 서로 가깝게 지냈습니다. 그래서 누가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하면, “그 집 정짓간 살레 아래 족숟가락이 몣 개인지 다 안다.(당신 집 부엌 찬장 아래 놓인 쓰지 않는 옛 숟가락 숫자도 다 안다)” 라며 꾸짖곤 했습니다. 그럼으로 사회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공동체를 헤칠 작은 행동도 조심하곤 했습니다.

이와 같은 공동체문화는 서로 신뢰하고, 서로 믿고, 서로 돌봐주는 삼무(三無)정신을 낳았습니다. 서로 신뢰하여 한 가족처럼 지내니 집에 누구나 드나들게 대문을 달지 않았고, 서로 믿으니 집 안팎을 온전히 개방하고 없는 이에게는 있는 것을 나누었으니 남의 것을 넘보는 도둑이 없었고, 서로 돌봤으니 누가 곤경에 처하는지를 미리 알아 거둔 결과 거지가 생겨날 틈이 없었습니다.

이즈음 우리의 이 삶은 결코 인간이 살만한 삶이 아닙니다.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로 야기된 도민사회의 분열,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갑작스런 서거 등, 깊은 슬픔과 지독한 분노에 노출되어 가눌 길 없는 수렁에 빠진 듯 하루를 살아가기가 버겁습니다.

문득 외국 노래 한 곡이 입가에 맴돕니다. 영국의 팝그룹 웨스트라이프(Westlife)가 불러 더욱 유명해진 ‘당신이 나를 (안아)일으켜 주신다면(You raise me up)' 이란 노래입니다.

 

When I am down and, oh my soul, so weary
When troubles come and my heart burdened be
Then, I am still and wait here in the silence
Until you come and sit awhile with me

 

내 영혼이 힘들고 지칠 때
괴로움이 밀려와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할 때
당신이 내 옆에 와 앉으실 때까지
나는 여기에서 고요히 당신을 기다립니다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기에, 나는 산에 우뚝 서 있을 수 있고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도 건널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받쳐 줄 때 나는 강인해 집니다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합니다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기에, 나는 산에 우뚝 서 있을 수 있고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도 건널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받쳐 줄 때 나는 강인해 집니다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합니다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기에, 나는 산에 우뚝 서 있을 수 있고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도 건널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받쳐 줄 때 나는 강인해 집니다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합니다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기에, 나는 산에 우뚝 서 있을 수 있고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도 건널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받쳐 줄 때 나는 강인해 집니다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합니다

  

곤경에 처한 누군가가 선한 의지로 전능한 손길, 혹은 평화를 지향하는 말 한 마디를 바라는 노랫말이 참으로 거룩하고 아름답습니다. 노래를 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무한한 신뢰가, 무한한 믿음이, 무한한 나눔이 얼마나 용기를 북돋우는 지를 스스로 느껴 알게 하는 노래 가사는 성서의 시편을 읊을 때만큼이나 마음을 안온하게 다독입니다.

이 분열의 시대에, 애써 잊어버린 제주 삼무의 근본을 되살려 내 이웃을 다독이고, 내 원수를 사랑하며, 하나가 되는 평화의 섬 제주도, 살맛나는 제주전통공동체 사회가 복원되었으면 하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욥처럼, 내 탓임을 접어둔 체 ‘전능자가 입을 열어 말씀해 주실 때까지’보채는 어리석은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제주도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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