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여파는 여지없이 제주지역까지 들이닥쳐 도민 대다수의 일상생활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경제활동은 위축되고 있다. 더구나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1,2차 산업부문의 물자들은 시장에서 대부분 제 값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하여 제주지역의 당국에서도 여러 처방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제주도민의 인적자본 축적을 위한 아젠다 개발이다. 인적자본이란 그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을 단순경제논리에 입각하여 본 일종의 경제용어로, ‘ 등의 물적자본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인간이 교육이나 훈련 등으로 습득되어 체화된 지식과 기술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은행제주본부가 2008년 하반기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제주도민을 인적자본으로 보니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의 동력의 약화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제주지역 인적자본이 전국대비로 봐서 그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도 제시되었는데, 자료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요인을 들고 있다.
첫째,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지역경제가 새로운 성장산업보다 기존 산업위주로 재편 강화 둘째, 고학력층의 취업자 감소, 저학력층 근로자수 비중 증가셋째, 교육정도별 실질임금 격차 확대, 동생산성 격차, 고급인력 유출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인적자본 지표의 분류가 제주도민의 경제활동 능력을 제대로 측정, 계산된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저학력층 근로자수 비중의 증가가 어떻게 인적자본의 비중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인적자본을 학력위주로 측정하는 방식은 낡은 계측방법이라고 본다.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 , 석사, 박사 코스를 밟아야만 인재이고 고효율을 창출할 수 있다는 단순 논리는, 학력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이 시대의 인력시장 원리에도 맞지 않다.
더구나 제주지역의 인적자본 비율이 전국대비 낮은 이유로 농림어업, 업, 음식점업, 운수업의 비중이 높다는 데서 그 요인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이는 순전히 제주지역의 특성은 물론이고 제주의 주력산업인 1,2차 산업과 관광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라고 생각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제주해녀가 제주지역사회의 지명도 높은 상징의 하나이며 이들이 지역의 경제에 이바지하는 경제기여도는 직간접적인 면을 고려할 때, 단순히 산출되는 데이터 이상의 가치가 이미 보장되었다.
제주해녀의 전통사회가 전수하는 교육과 기술 습득과정은, 정규학교를 통해서는 결코 체화될 수 없는 고도의 기술이며 지식이다.
그렇다면 제주지역에서만 생성되어온 제주해녀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 질 낮은 인적자본이 아니라 제대로 활용한다면 관광업 등 지역경제성장에 기여도가 높은 인적자본으로 봐도 타당하다.
사람의 가치를 단순히 고학력자 위주로 산출되는 경제수치에만 두기 보다는 개인의 능력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민을 인적자본으로 적극적으로 보고 싶다면 먼저 도민의 능력을 지역특성과 능력에 초점을 맞춘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 후에 이에 알맞은 아젠다를 개발해야 앞으로 제주지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할 충분한 근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