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삼년은 지난 것 같다. 그 해 가을, 잘익은 홍시를 먹고 씨를 몇 톨 앵두 한 그루를 심은 큰 화분에 버렸는데 이듬해 싻이 텄다.
그 중에서 한 그루를 키웠다. 작년에 꽃이 처음 피었다. 그리고 꽃 진 자리에 오로지 풋감 한 톨이 무럭무럭 여름 날의 태양빛을 받으며 영글고 있었는데...............누군가 그 걸 따서 꼭 그 나무 밑둥에 버렸다.
화분이 길가 창문너머에 있는 탓이었다.
사람의 호기심은 그렇게 작은 것에 아무렇지 않아하며 잔인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스스로 위로했다.
올 봄. 작년보다 감꽃 개수가 많았다. 적잖이 기대했다. 올해는 몇 톨 쯤 영글겠지.
웬걸, 단 한 톨 또 이렇게 외롭게 영글어 가고 있다.
잘 숨어 달려있긴 하다.
하지만 작년 그 사람은 기웃거릴 것이다. 하~! 또 한 톨? 그리고는 또 따버릴지도 모른다.
걱정하다말고 기록해두자고 찍었다.
작년에 그 한 톨도 고맙다.
올해 이 한 톨은 더욱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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