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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대학살을 알린 여성 작가이야기[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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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라산한란 2007. 12. 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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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대학살 밝힌 '마녀'는 왜 자살했을까
[[오마이뉴스 모종혁 기자]
양쯔강변 샤관(下關)에서 집단 학살된 난징대학살 희생자들의 시체. 일본군은 무고한 민간인들을 학살한 뒤, 시체를 양쯔강에 버려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
ⓒ 난징대학살기념관
2004년 11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클라라 카운티의 인적 드문 고속도로변. 한 중국계 여성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차 안에서 권총으로 자살,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의 이름은 아이리스 장(Iris Shun-Ru Chang, 중국명 장춘루).

당시 37살이었던 아이리스 장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그의 저서 <난징의 강간, 제2차 세계대전의 잊힌 홀로코스트(The Rape of Nanking : The Forgotten Holocaust of World War II, 아래 '난징의 강간')>는 한국에도 번역 출판되어 다수의 열혈 독자를 확보한 상태였다.

아이리스 장은 1967년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에서 중국계 2세로 태어났다.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그는 <시카코트리뷴>에서 잠시 기자생활을 하다가 전업작가로 나섰다. <난징의 강간>은 1997년 아이리스 장이 두 번째로 낸 저서였다.

중국도 입다물던 난징, 세계인의 관심사로

1937년 12월 13일 중국 난징을 점령한 이래 한 달여 동안 일본군이 저지른 잔학 행위를 폭로한 <난징의 강간>은 서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당시만 해도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이 일으킨 유대인 대학살은 서적·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대중매체에 의해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일본이 아시아에서 일으킨 전쟁범죄에 대해서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피해국인 중국조차 침묵하고 있던 난징대학살은 그렇게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됐다. <난징의 강간>은 출간된 첫 해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60만부가 팔려나갔다. 책과 더불어 출간 당시 30살의 아이리스 장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계 언론인으로 손꼽히면서,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작가와 역사 연구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난징의 강간>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가 선구적인 추적 작업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이리스 장은 난징의 참상을 제대로 기록하기 위해 1995년 한 달여 동안 난징을 방문,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만나고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벌였다. 미국으로 돌아와서도 아이리스 장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를 비롯해 서구세계에 남아있는 난징대학살과 관련된 자료를 철저히 조사했다.

난징에서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과 피해자들이 겪은 참상을 생생히 복원한 <난징의 강간>은 영어로 쓰인 난징대학살의 첫 번째 기록이었다. 미국 내에서 난징대학살에 대한 커다란 관심이 일어나자, 1998년 12월 미국 공영방송 PBS는 아이리스 장과 쿠니히코 사이토 주미 일본대사의 토론을 마련했다. 그 자리에서 아이리스 장은 용의주도한 논리와 주장으로 일본대사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아이리스 장은 궤변을 늘어놓는 일본대사를 몰아붙이면서,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피해국과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는 말을 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당신은 들어본 적이 있나요?"라며 되묻기도 했다.

작가로서 아이리스 장을 소개한 홈페이지. <난징의 강간>을 통해 아이리스 장은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작가와 역사 연구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 아이리스 장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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